업계, 저공해화 방침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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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려티엔씨 작성일16-09-01 10:32 조회7,1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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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후 건설기계 가동에 적색등이 켜졌다. 서울시가 지난 7월 27일 ‘노후경유차 등 발생원 집중차단 대기질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시는 특별대책에서 전체 건설기계 오염물질 배출량의 86.1%를 차지하는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 굴삭기, 지게차 등 5개 기종에 대해 올해 600대를 시작으로 2018까지 3600대를 저공해화(저감장치 부착 2000대, 엔진교체 1600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기계만 따로 분류한 후속대책을 살펴보면, 시는 2005년 이전 등록된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 등 3종에는 매연저감장치(DPF)를 부착하고, 2004년 이전 생산된 굴삭기, 지게차 등 2종에는 엔진교체라는 저공해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물론 저감장치 부착이나 엔진교체 비용 중 85~90% 수준은 시가 보조금으로 지원할 계획이지만, 저감장치 부착 기종 사업자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10% 수준의 자부담이라도 영세사업자 입장에서 부담이 적지 않고, 건설기계업계와의 협의 없는 시의 일방적 정책에 건설기계사업자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논지다.  

특히 내년 8월부터 시가 발주한 150여개의 공공부문 건설공사 계약시 반드시 저공해 건설기계를 사용하도록 계약특수조건에 명시하고, 이를 위반한 건설사에는 벌점부과, 사후입찰시 불이익 등 조치를 취한다는 시 계획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저공해 조치, 일방적 희생강요 

그렇다면 저감장치 부착이나 엔진교체 비용은 얼마나 들까? 우선 저감장치는 매연 배출방식에 따라 자연대형, 복합대형 등으로 나뉘는데, 관련업체에 따르면 2005년 이전 등록된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 등 3종 건설기계에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고, 배출가스 저감효과가 더 큰 복합대형 방식의 저감장치 부착이 일반적이다.    

정부는 복합대형 방식의 저감장치 부착에 1000여만원을 지원하는데, 해당기종을 소유한 건설기계사업자의 자부담율은 10%로 비용부담이 100여만원이다. 다만, 저소득층일 경우 자부담율은 5%로 낮아진다.  

이와 달리 지게차와 굴삭기는 티어(tier)1 이하의 엔진을 탑재하고, 2004년 이전(정격출력 75㎾~129㎾는 2005년 이전, 75㎾ 미만은 2006년 이전) 제작된 장비가 엔진교체 대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게차의 자부담율은 규격(2, 4, 6톤급)에 따라 10~13% 수준으로,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307만원까지 비용이 발생한다. 굴삭기의 자부담율은 규격별(5, 14톤) 13~15%로, 비용은 최소 250만원에서 최대 448만원 수준이다.

이를 보면 저감장치 부착이 엔진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낮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저감장치 부착이나 엔진교체 등 건설기계를 겨냥한 저공해화 방침에 대한 불만은 비용의 높낮음이나 기종에 상관없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한건설기계협회는 지난 10일 환경부 의견제출서를 통해 “매연저감 장치 부착이나 엔진교체에 따른 비용부담을 해당 건설기계 소유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영세한 건설기계 소유자의 일방적 희생 강요나 다름없다”면서 “오염물질 배출효과에 대한 검증없는 저공해 조치는 관련 부품을 판매하는 일부 제조사만 혜택을 보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건협 “영세사업자 생존권 박탈 조치”

이번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서울시가 2018까지 목표로 잡은 저공해화 장비대수가 노후 건설기계 대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4년 이전 등록된 노후 건설기계 대수는 2만3000여대인데 반해, 실제 시가 예산확보를 통해 2018까지 저공해 조치할 수 있는 장비는 3600대 뿐이다. 결국 불가피하게 저공해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노후 건설기계가 다른 기종을 제하고도 1만여대 가량 방치되는 셈이다.

이들 방치된 장비는 당장 내년 8월부터 150여개 시 발주 공사현장에 출입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시 계획에 따라 저공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노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건설사에 벌점부과 등 불이익이 가해지면, 건설사에서는 저공해 조치를 완료한 건설기계만 사용하도록 자체적인 검열기준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나머지 건설기계에 대해서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점진적으로 저공해 조치를 취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건설기계협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밝힌대로 내년 8월부터 시 발주 150여개 공사장에 저공해 미조치 건설기계의 건설현장 진입 제한은 영세 사업자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조치로, 물리적 충돌 등 건설기계사업자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서울시는 저공해 조치 건설기계 사용을 향후 모든 공공 건설현장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며, 최근에는 인천시와 경기도까지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의 단계적 추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7년에는 서울전역, 2018 서울시와 인천시(옹진군 제외)를 비롯한 경기도권 17개 시, 2020년 서울시와 인천시(옹진군 제외), 경기도권 28개 시에서 2005년 이전 등록된 2.5톤 이상 노후경유차의 운행제한이 시행될 예정인데, 계획대로라면 차량형 일부 건설기계에까지 미칠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대기환경보전관리법상으로는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 등 차량형 건설기계 3종은 일반 경유차량과 같이 취급되기 때문이다. 

“막무가내식 정책…업계 목소리 귀기울여야” 

서울시는 조기폐차 유도도 겸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서울시 관계자는 “굴삭기와 지게차를 제하고 2005년 이전 등록된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를 조기폐차할 경우 보험개발원의 산정금액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고 상한액이 낮게 설정돼 중고 거래가 더 이득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돌고 있다. 

더욱이 당사자인 건설기계사업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전국지게차연합회 강성조 회장은 “건설기계업계와 협의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식의 이번 정책에 결국 해당 기종 사업자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서울시가 엔진교체에 적잖은 돈을 지원하던데, 당초 그렇게 지원할 예산이 있다면 차라리 효과가 미미한 엔진교체보다 노후 건설기계를 시가 직접 매입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 전춘식 사무총장은 “이전에 저감장치를 부착한 많은 사업자들이 출력저하 등 부작용의 직간접적 피해를 호소해 왔고, 험한 지형이 많은 건설현장 특성상 저감장치가 파손되는 사례 또한 많아 책임소재를 묻는 일도 빈번했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부작용도 많은 저감장치 부착을 강행한다면 우리도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펌프카협회 관계자는 “저감장치는 주행 중에 제 성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콘크리트펌프는 정차 중에 장시간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저감장치가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겠냐”며 반문했다. 

대한건설기계협회 또한 최근 환경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저공해 조치대상인 건설기계 소유자의 부담가중과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출력저하 등 부작용 거론과 함께 서울연구원의 보고자료를 인용하며 배출가스의 성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장비 교체주기가 빠른 굴삭기 사업자는 그나마 덤덤한 입장이다. 서울경기인천10굴삭기협회 조상업 회장은 “굴삭기는 교체 주기가 통상 6~7년이어서, 서울시의 이번 정책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서울시 등록 건설기계는 총 4만6960대로, 이 중 굴삭기가 1만3486대, 지게차 9088대, 덤프트럭 6902대, 콘크리트믹서트럭 2304대, 콘크리트펌프 1464대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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